서울대병원, 조기 진단 및 비용 절감 기대
국내 연구진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하여 단순 X선 사진만으로 허리 통증의 주요 원인인 요추협착증을 90% 이상의 높은 정확도로 진단하는 획기적인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서울대학교병원 영상의학과 이창현 교수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고비용의 MRI 검사 없이도 요추협착증을 조기에 발견하고 진단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며, 의료 접근성이 낮은 지역 환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요추협착증 진단의 기존 한계와 AI 도입 배경
요추협착증은 척추 중앙의 신경 통로인 척추관이 다양한 원인으로 좁아지면서 내부 신경을 압박하여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주로 노화와 함께 발병률이 증가하며, 허리 통증과 함께 다리가 저리거나 아프고, 심한 경우 감각 이상이나 마비 증상까지 유발할 수 있습니다.
현재 요추협착증을 가장 정확하게 진단하는 표준 검사법은 자기공명영상(MRI)입니다. MRI는 척추관의 협착 정도와 신경 압박 상태를 세밀하게 보여주지만, 검사 비용이 비싸고 시간이 오래 걸리며, 장비가 있는 대형 병원에서만 검사가 가능하다는 접근성의 한계가 있었습니다.
반면, X선 촬영은 저렴하고 빠르며 대부분의 병의원에서 쉽게 촬영할 수 있지만, 뼈의 구조 외에 신경이나 연부 조직의 상태를 명확히 보여주지 못해 요추협착증 진단에는 정확도가 낮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이창현 교수팀은 X선의 접근성과 AI의 분석 능력을 결합하여 MRI의 단점을 보완하고 진단 효율성을 높이는 연구에 착수했습니다.
AI 모델 개발 및 뛰어난 진단 성능 검증
연구팀은 2005년부터 2017년까지 서울대병원에서 진료받은 요추협착증 환자 2,500명과 정상 대조군 2,500명의 허리 X선 사진 데이터 총 5,000건을 확보했습니다. 이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딥러닝 모델 중 이미지 인식에 뛰어난 성능을 보이는 ResNet50 아키텍처를 적용하여 AI 진단 모델을 개발하고 훈련시켰습니다.
특히, 연구팀은 진단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류, 즉 실제로는 질환이 없는데 있다고 판단하는 '위양성'과 질환이 있는데 없다고 판단하는 '위음성' 오류를 최소화하는 데 중점을 두어 모델의 신뢰도를 높였습니다.
그 결과, 개발된 AI 모델은 X선 사진만으로 요추협착증 여부를 판독하는 테스트에서 91.4%라는 높은 진단 정확도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이진 분류 모델의 성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지표인 AUROC(곡선하면적) 값에서도 우수한 수준으로 확인되어, AI 모델이 단순 X선 영상에서도 요추협착증의 특징을 효과적으로 학습하고 판별해낼 수 있음을 입증했습니다.
의료 현장 적용 기대 및 향후 전망
이번에 개발된 AI 기반 X선 진단 기술은 여러 측면에서 의료 현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됩니다.
첫째, MRI 촬영이 어려운 환경이나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서도 X선 촬영만으로 요추협착증 의심 환자를 비교적 정확하게 선별하고 조기 진단을 가능하게 합니다. 이는 질병의 조기 발견과 적시 치료로 이어져 환자의 예후를 개선하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둘째, 고가의 MRI 검사 대신 저렴한 X선 검사를 일차적인 진단 도구로 활용함으로써 환자의 의료비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이창현 교수 역시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환자들의 의료비 부담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저명한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게재했으며, 현재 이 기술을 기반으로 실제 의료 현장에서 사용될 수 있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개발 및 상용화를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 기술이 성공적으로 도입된다면, 향후 요추협착증 진단 패러다임에 중요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