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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살이 시작, 얼어붙은 펌프 앞에서 만난 이웃목차이사 온 첫날, 낯선 정적 손펌프가 얼어붙은 아침 옆집 여자가 문을 두드리다 지은이 내민 종이 한 장 마을회관, 떨리는 첫 인사 첫 겨울을 넘기고 나서 이 이야기 속 마음 읽기이사 온 첫날, 낯선 정적트럭 짐칸에서 마지막 상자를 내리던 순간, 수연은 마당 한가운데 서서 그대로 얼어붙었다. 대문도 없는 집, 무릎 높이까지 자란 잡초, 처마 밑엔 회색 덩어리가 위태롭게 매달려 있었다. 서울에서 보던 어떤 풍경과도 달랐다."엄마, 여기 진짜 우리 집이야?" 하은이 손을 잡아끌며 물었다.수연은 대답 대신 웃었다. 웃는 것 말고는 딱히 할 수 있는 게 없었다.서울에서 칠 년을 다닌 회사를 그만둔 지 넉 달째였다. 이혼 서류에 도장을 찍은 지는 여덟 달째였고, 통장..
클레어 키건 데뷔작 《남극》, 15편이 던지는 서늘한 질문목차클레어 키건이라는 이름, 어디서 들어봤다면 《남극》은 어떤 책인가 표제작 '남극'이 보여주는 반전의 구조 15편 속 여성들이 마주하는 불행 20대의 클레어 키건, 문장은 왜 날카로운가 이처럼 사소한 것들과 나란히 놓고 보면 이 책, 이런 독자에게 권한다 단편집을 읽는 순서, 정해진 답이 있을까 번역서로서 이 책이 갖는 시의성 자주 묻는 질문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던 여자가 낯선 남자를 만나러 도시로 떠난다. 하루, 아니면 이틀이면 끝날 일탈이었다. 죄책감보다는 설렘이 앞섰을 것이다. 그런데 집으로 돌아가는 길목에서 상상하지 못한 상황이 그를 기다리고 있다.이 짧은 이야기가 클레어 키건의 표제작 '남극'이다. 로맨스로 시작한 문장이 몇 페이지 만에..
쇳돌 이라영, 광부 아버지 이선권을 기록하다목차쇳돌, 이라영이 부른 아버지의 이름 양양광업소, 국내 유일 자철광의 기억 이선권, 광부에서 노조위원장으로 빨갱이 자식, 냉전이 남긴 낙인 폐광 이후, 산업이 사라진 자리 640쪽의 자문화기술지, 딸이 쓰는 아버지 예술사회학자가 광부의 삶을 쓴 이유 왜 지금 쇳돌을 읽어야 하나 자주 묻는 질문쇳돌, 이라영이 부른 아버지의 이름쇠붙이 냄새가 나는 책이 있다. 640쪽짜리 벽돌 같은 두께의 책을 손에 들면, 종이 사이로 강원도 양양의 갱도 냄새가 새어 나오는 듯하다. 그 안에 새겨진 이름은 이선권, 1947년생, 국내 유일의 자철광이었던 양양광업소의 첫 민주노조 위원장이자 1995년 폐광 당시 마지막 노조위원장이었다. 이 책을 쓴 사람은 그의 딸, 예술사회학자 이..
식습관 무너지는 밤, 원인은 옆사람 코골이였다목차냉장고 문 앞의 배신자는 내가 아니었다 '너 때문에 치킨 끌려' - 동거인 컨디션이 내 젓가락을 움직인다 왜 잠 못 든 밤에 손이 냉장고로 가나 술 한잔도 안 했는데 생기는 지방간, 식습관이 남긴 흔적 나이 들수록 흐트러지는 식탁, 암 생존자가 보여주는 경고 어릴 때 만들어진 식습관, 어른이 되어도 그대로 간다 무너진 식습관, 되돌리는 현실적인 원칙 자주 묻는 질문냉장고 문을 열었다 닫았다, 벌써 세 번째다. 밤 11시, 다이어트 앱에는 오늘도 실패라고 적었다. 그런데 정작 치킨을 시킨 건 내가 아니라 옆에서 밤새 뒤척이던 동거인 때문이었다면 어떨까. 이 글을 끝까지 읽으면 내 식습관이 자꾸 무너지는 진짜 원인이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다는 걸 알게 된다...
돌봄 공백, 혼삶 시대 부모는 누가 지키나목차돌봄, 누구의 몫인가 혼삶 시대, 부모의 노후는 누가 책임지나 돌봄 공백은 왜 생기는가 기술이 돌봄의 틈을 메우다 마을과 지역사회가 돌봄을 나누다 마을 돌봄과 기존 돌봄, 무엇이 다른가 돌봄을 사회적 자산으로 만들려면 자주 묻는 질문돌봄, 누구의 몫인가부엌 식탁 위에 놓인 약봉지 다섯 개. 아침, 점심, 저녁, 취침 전까지 시간대별로 나뉜 알약을 혼자 챙겨 드시는 노모의 모습을 상상해보라. 자녀는 다른 도시에서 회사를 다니고, 전화는 하루 한 통으로 줄어든다. 이게 지금 대한민국 어느 집에서나 볼 수 있는 장면이다.당신도 혹시 부모님 걱정에 밤잠을 설친 적이 있는가. 아니면 반대로, 자녀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아 아픈 몸을 혼자 견디고 계신 부모님을 지켜본 적..
에너지 시장 지각변동, 호주·배터리·케이블이 말해주는 것목차호주에서 온 전기, 서울까지 이어지는 계산법 재생에너지가 호주 전력망의 80%를 채운 날 바닷속 케이블 전쟁, 대한전선의 승부수 지정학과 AI가 다시 그리는 에너지안보의 지도 배터리 저장장치 시장, 2035년까지 얼마나 커지나 에너지경제연구원 수장 교체가 갖는 의미 한국 에너지 시장이 지금 서 있는 자리 자주 묻는 질문호주에서 온 전기, 서울까지 이어지는 계산법지난주 이재명 대통령이 호주와의 에너지 협력을 언급하며 한국 에너지 시장이 안정적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별것 아닌 외교적 발언처럼 들릴 수 있다. 하지만 이 한마디 뒤에는 LNG 수송선의 항로부터 배터리 원자재 공급망까지,한국이 얼마나 넓은 그물망 위에 서 있는지가 숨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