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기업 경영의 최상위권으로 진입하는 필수 관문이었던 MBA 과정이 이제는 예전과 같은 효과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글로벌 명문 대학에서 제공하는 이 프로그램을 이수해도 취업이 보장되지 않으며, 졸업 후 높은 연봉을 기대하기 어려운 현실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명문 MBA 졸업생들의 취업률 감소
최근 몇 년 사이 세계적인 경영 대학원의 졸업생들이 기대만큼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MIT의 슬론 경영대학원의 경우, 졸업 후 일정 기간 내 일자리를 찾지 못한 졸업생의 비율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2022년에는 3.4%였던 미취업률이 2023년 9.8%, 2024년에는 14.9%까지 증가했다. 이는 단순한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인 변화의 신호일 수 있다.
비슷한 경향은 하버드대, 시카고대, 콜롬비아대, 스탠포드대 등의 MBA 프로그램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경우, 졸업 후 3개월 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비율이 2022년 5%에서 2024년 15%까지 급등했다. 상대적으로 높은 취업률을 자랑했던 와튼스쿨도 마찬가지로 2022년 1.3%였던 미취업률이 2024년 6.9%까지 상승했다.
MBA 학위의 가치 변화
과거에는 MBA 학위가 안정적인 경력 성장을 보장하는 투자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기업들은 더 이상 학력만을 기준으로 인재를 채용하지 않으며, 실무 경험과 직무별 전문성을 더욱 중요하게 평가한다. 또한, 최근 몇 년간 글로벌 경제의 변화와 기업들의 비용 절감 전략이 맞물리면서, MBA 졸업생들이 전통적으로 진출하던 컨설팅, 금융, IT 기업들에서조차 고용이 감소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과거에는 고액의 학비를 들여 동문 네트워크를 활용해 높은 연봉을 보장받았던 시대가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MBA 프로그램에 투자한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결과를 얻는다는 보장이 없다"고 전했다.
MBA 학위를 고려하는 사람들에게 주는 시사점
현재 MBA 진학을 고민하는 사람들은 이와 같은 변화된 취업 시장을 신중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명문 대학의 브랜드 네임을 의존하기보다는, 본인의 경력 목표와 산업 트렌드를 종합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1. 산업 변화에 주목하라
MBA 학위가 가장 효과적인 산업과 그렇지 않은 산업이 존재한다. 최근 스타트업, 테크 기업, ESG 관련 기업 등은 MBA보다는 실무 경험과 기술적 역량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강하다. 따라서 지원하려는 업계의 채용 경향을 면밀히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
2. 네트워크보다 실무 경험이 중요하다
MBA 과정의 핵심 장점 중 하나는 동문 네트워크이지만, 최근 채용 시장에서는 네트워크보다 실제 업무 수행 능력을 평가하는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MBA 지원 전, 본인의 실무 역량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
3. ROI(투자 대비 수익)를 철저히 계산하라
학비와 생활비를 포함해 MBA 과정에 들어가는 총 비용은 상당하다. 취업률과 연봉 상승 가능성을 감안했을 때, 이 비용이 충분히 회수될 수 있는지 냉정하게 평가해야 한다. 만약 본인의 경력 목표와 MBA의 장점이 맞지 않는다면, 다른 방식의 자기계발(예: 온라인 과정, 전문 자격증 취득 등)이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
MBA, 여전히 가치가 있을까?
그렇다면 MBA 학위는 이제 가치가 없는 것일까? 정답은 ‘상황에 따라 다르다’는 것이다. 과거처럼 무조건적인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지만, 여전히 특정 분야에서는 강력한 경쟁력이 될 수 있다. 다만, 단순히 브랜드 네임에 의존하는 전략이 아니라, 본인의 목표와 산업의 방향성을 분석한 후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
MBA 지원을 고민하고 있다면, 단순히 과거의 명성에 기대기보다 변화하는 시장 환경과 본인의 커리어 목표를 심층적으로 분석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학위 취득만으로 성공이 보장되지 않는 시대, 이제는 더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