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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한집(완역본) | 최자 - 교보문고
보한집(완역본) | 인류의 유산으로 남을 만한 작품만을 선정한 「지식을만드는지식 수필비평선집」 시리즈 『보한집(완역본)』. 이인로의 <파한집>을 보충하여 이규보의 문학관을 수용한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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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시대를 초월한 지혜의 샘, 『보한집(補閑集)』
고려 후기, 격동의 시대를 살았던 문신이자 학자 최자(崔滋)가 엮은 『보한집』은 단순한 옛 문헌을 넘어, 시대를 초월하여 빛나는 지혜와 통찰을 담은 귀중한 문학 비평서이자 인물 일화집입니다.
장르는 고전 시화(詩話) 문학에 속하며, 당대 문인들의 시와 삶, 그리고 그 이면에 숨겨진 이야기들을 최자 특유의 날카롭고도 해학적인 시선으로 담아내고 있습니다.
책 전반에는 혼란한 시기에도 문학을 통해 마음의 평정과 '한가로움을 보충(補閑)'하고자 했던 저자의 고뇌와 지적 탐구 정신이 고즈넉하게 배어 있습니다.
II. 저자 소개: 난세의 문인, 최자(崔滋)
최자(1188~1260)는 고려 고종 시대에 활동한 대표적인 문신이자 뛰어난 학자입니다. 당대 최고의 문장가였던 이규보(李奎報)의 문하에서 수학했으며, 해박한 지식과 뛰어난 문장력으로 명성을 떨쳤습니다. 그는 무신정권이라는 혼란스러운 정치 상황 속에서도 문인의 역할과 문학의 가치에 대해 깊이 고민했던 지식인이었습니다. 『
보한집』은 바로 이러한 시대적 배경 속에서 탄생했습니다. 최자는 이 책을 통해 선배 및 동료 문인들의 뛰어난 시문(詩文)과 흥미로운 일화들을 기록하고 평론함으로써, 문학의 본질을 탐구하고 후대에 귀감을 남기고자 했습니다. 그의 문체는 간결하면서도 핵심을 찌르며, 때로는 위트와 해학을 잃지 않아 읽는 재미를 더합니다. 『보한집』은 그의 대표작으로, 한국 문학 비평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III. 줄거리 요약
『보한집』은 특정한 주인공이나 연속적인 서사를 가진 소설이 아니라, 고려 시대 문인들의 시와 행적, 관련 일화들을 수집하고 최자 자신의 비평을 덧붙여 엮은 '시화집(詩話集)' 또는 '문학 비평서'입니다. 책의 제목 '보한(補閑)'은 '한가로움을 보충한다'는 뜻으로, 공무의 여가에 이 책을 저술했음을 시사합니다.
총 3권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권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상권(上卷): 주로 시 자체에 대한 이론이나 비평, 유명 시인들의 시 창작 배경, 시어의 적절성 등을 다룹니다. 최자는 시의 형식미뿐만 아니라 그 안에 담긴 뜻과 정신(詩意)을 중요하게 생각했으며, 다양한 사례를 통해 자신의 문학관을 드러냅니다. 예를 들어, 좋은 시는 자연스럽고 꾸밈이 없어야 한다는 점 등을 강조합니다.
- 중권(中卷): 당대 문인들의 인물됨이나 특이한 행적, 그들과 관련된 흥미로운 일화들을 중심으로 서술합니다. 이규보, 이인로, 임춘 등 고려 시대를 대표하는 문인들의 숨겨진 이야기, 그들의 재치와 기지, 때로는 기이한 행동들을 생생하게 전달하며 인간적인 면모를 엿볼 수 있게 합니다. 이를 통해 당시 문단의 분위기와 지식인들의 교류 양상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 하권(下卷): 상권과 중권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모아 놓은 잡록(雜錄)의 성격을 띱니다. 시화 외에도 역사적 사건에 대한 단상, 기이한 이야기, 사물의 유래 등 다채로운 내용을 담고 있어 저자의 폭넓은 관심사와 박학다식함을 보여줍니다.
『보한집』은 특정 결말을 향해 나아가는 구조는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고려 중후기 문단의 중요한 인물들과 그들의 문학 세계, 나아가 당시 사회상과 문화에 대한 풍부하고 입체적인 그림을 제공하며 마무리됩니다. 최자의 비평적 시각은 단순한 사실 전달을 넘어, 독자들에게 깊이 있는 사유와 평가의 기준을 제시합니다.
IV.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
- 고려 문학의 정수를 맛볼 기회: 당대 최고 문인들의 대표 시와 그 창작 배경, 그리고 이에 대한 날카로운 비평을 통해 추상적인 문학사가 아닌, 생생하게 살아 숨 쉬는 고려 문학의 진면목을 접할 수 있습니다.
- 역사 속 인물들과의 만남: 교과서 속 이름으로만 존재했던 이규보, 임춘 등 고려 문인들의 인간적인 모습, 그들의 고뇌와 기쁨, 당대 사회 속에서의 삶을 흥미로운 일화를 통해 입체적으로 만날 수 있습니다. 이는 역사에 대한 이해를 더욱 풍부하게 합니다.
- 비판적 안목과 문학 감상 능력 향상: 최자가 제시하는 시와 인물에 대한 평가 기준과 논리를 따라가다 보면, 문학 작품을 분석하고 비평하는 안목을 자연스럽게 기를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고전을 읽는 것을 넘어, 능동적인 독서 경험을 제공합니다.
V. 현대 사회에서의 의미
- 시대를 초월하는 고전의 가치: 혼란한 시대 속에서도 문학과 지성을 통해 삶의 의미를 찾고자 했던 최자와 당대 문인들의 모습은, 급변하는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깊은 울림을 줍니다. 고전은 현재를 비추는 거울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 기록과 기억의 중요성 환기: 최자의 세심한 기록 덕분에 우리는 수백 년 전 고려 지식인들의 생각과 삶을 생생하게 접할 수 있습니다. 이는 개인의 기록이 어떻게 역사가 되고 후대에 귀중한 자산으로 남는지 보여주며, 우리 시대의 기록 문화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합니다.
- 비평 정신의 현대적 계승: 타인의 창작물이나 사회 현상에 대해 무분별한 비난이 아닌, 합리적 근거와 기준을 가지고 평가하는 '비평 정신'은 현대 사회에도 여전히 중요합니다. 『보한집』은 이러한 건전한 비평 문화의 원형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입니다.
VI. 중요 구절 및 해설
- "시는 뜻을 담는 그릇이다. 화려한 수식보다는 진솔한 마음이 먼저다." (가상 구절)
- 해설: 최자가 시의 본질을 내용과 진정성에 두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형식적인 아름다움이나 기교에 치우치기보다, 시인이 전달하고자 하는 생각과 감정의 깊이를 중요하게 여겼음을 알 수 있습니다.
- "이규보는 술을 좋아했지만, 그 취흥 속에서 나온 시는 천하의 절창이었다." (가상 구절)
- 해설: 스승인 이규보의 인간적인 면모(음주)와 그의 뛰어난 문학적 재능을 함께 언급하며 객관적이면서도 애정 어린 시선으로 평가하는 부분입니다. 인물의 단편적인 모습이 아닌, 입체적인 이해를 추구했음을 보여줍니다.
- "백운거사(이규보)의 시는 늙을수록 더욱 기이하고 강건해지니, 이는 끊임없는 정진의 결과일 것이다." (유사 내용 인용)
- 해설: 당대 최고 문장가로 꼽히는 이규보의 시 세계가 나이가 들면서 더욱 원숙해지고 힘을 더해갔음을 칭찬하며, 그 원동력을 꾸준한 노력과 자기 단련에서 찾고 있습니다. 문학적 성취는 타고난 재능뿐 아니라 후천적 노력이 중요함을 강조합니다.
- "옛사람의 시구를 무턱대고 본뜨기만 하는 것은 죽은 말을 채찍질하는 것과 같다." (가상 구절)
- 해설: 창의성 없는 모방을 경계하고 자신만의 독창적인 시 세계를 구축할 것을 강조하는 대목입니다. 최자는 단순한 답습이 아닌, 전통을 계승하되 새로움을 더하는 창조적 자세를 높이 평가했습니다.
- "글로써 이름을 남기려는 자는 마땅히 그 뜻을 높고 멀리 두어야 한다." (가상 구절)
- 해설: 문인의 사회적 책임과 역사적 소명의식을 강조하는 구절입니다. 단순한 기예로서의 문학이 아니라, 세상을 교화하고 후대에 귀감이 될 만한 가치 있는 글쓰기를 추구해야 한다는 최자의 문학관을 엿볼 수 있습니다.
VII. 주요 특징 및 강점
- 한국 문학 비평사의 효시: 『보한집』은 단순한 감상이나 일화 나열을 넘어, 체계적인 기준과 논리를 가지고 문학 작품과 인물을 평론한 한국 최초의 본격적인 문학 비평서 중 하나로 평가받습니다. 이는 후대 비평 문학 발전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 생동감 넘치는 인물 묘사와 일화: 딱딱하고 교훈적인 내용뿐만 아니라, 고려 시대 문인들의 인간적인 고뇌, 재치, 기행 등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풍부하게 담고 있어 읽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역사적 인물들을 훨씬 가깝고 생생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 저자의 명료하고 해학적인 문체: 최자의 글은 간결하면서도 핵심을 짚어내며, 때로는 위트와 풍자가 번득여 지루할 틈을 주지 않습니다. 그의 깊은 학식과 날카로운 관찰력이 잘 드러납니다.
VIII. 추천 대상
- 고려 시대 문학 및 역사 전공자/연구자: 당시 문단의 동향, 주요 작가론, 사회상 연구에 필수적인 1차 자료로서 깊이 있는 연구의 기초를 제공합니다. 최자의 비평은 고려 문학을 이해하는 중요한 열쇠입니다.
- 한문학 및 고전 비평에 관심 있는 독자: 한국 고전 시화 문학의 정수를 맛보고 문학 비평이 어떻게 시작되고 발전했는지 그 원류를 탐색할 수 있는 최고의 텍스트입니다. 고전 비평의 안목을 기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 옛 선비들의 삶과 지혜, 풍류를 엿보고 싶은 교양 독자: 역사 속 인물들의 딱딱한 연대기가 아닌, 그들의 생생한 목소리와 숨겨진 이야기, 그리고 시를 통해 고려 지식인들의 생각과 생활 방식, 멋과 풍류를 흥미롭게 접할 수 있습니다.
- 문학 작품의 분석과 평가에 깊이를 더하고 싶은 독자 (작가, 비평가 지망생 포함): 최자가 인물과 작품을 평가하는 기준과 논리를 살펴보면서, 자신의 비판적 사고 능력과 분석의 깊이를 더할 수 있는 영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IX. 마무리 및 총평
『보한집』은 고려 문학사의 어둠을 밝히는 등불과 같은 존재이자, 한국 문학 비평의 굳건한 초석을 놓은 기념비적인 저작입니다. 최자는 혼란한 시대 상황 속에서도 문학에 대한 깊은 애정과 통찰력으로 당대 문인들의 삶과 작품을 세심하게 기록하고 평가함으로써, 후대에 값을 매길 수 없는 귀중한 문화유산을 남겼습니다.
이 책은 단순히 과거의 기록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시대를 초월하는 문학의 힘, 비판적 사고의 중요성, 그리고 인간과 삶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오늘날의 독자들에게도 여전히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고전 읽기의 참된 즐거움과 지적 희열을 느끼고 싶은 모든 이에게 『보한집』 일독을 강력히 권합니다. 단순한 지식 습득을 넘어, 삶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혀줄 깊은 울림을 선사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