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발 하라리, 『사피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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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 | 유발 하라리 - 교보문고

사피엔스 | 출간 10주년·200쇄·115만부 기념 유발 하라리 특별 서문 수록 인공지능의 시대,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코딩보다 인간의 마음. 인간의 역사와 미래에 대한 가장 논쟁적이고 대담한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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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인류라는 종(種)에 대한 가장 도발적인 해부도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원제: Sapiens: A Brief History of Humankind)는 단순한 역사책이 아니다. 이것은 지난 7만 년간 지구를 지배해 온 호모 사피엔스라는 종의 탄생과 번영, 그리고 미래에 대한 장대한 지적 대서사시이자, 우리가 스스로를 이해하는 방식을 송두리째 바꿔놓는 통렬한 자기성찰 보고서다.

 

생물학, 인류학, 경제학, 사회학을 넘나드는 경이로운 통찰로 무장한 이 책은, 한때 아프리카의 미미한 유인원에 불과했던 우리가 어떻게 행성의 지배자가 되었는지, 그 성공의 비밀과 대가가 무엇이었는지를 냉철하고도 매혹적인 필치로 파헤친다.

II. 저자 소개

 

유발 노아 하라리(1976-)는 이스라엘 출신의 역사학자이자, 현재 예루살렘 히브리 대학교 역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는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중세 전쟁사로 박사 학위를 받았지만, 그의 학문적 관심은 특정 시대나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인류 역사의 거시적 흐름, 즉 ‘빅 히스토리(Big History)’를 조망하는 것으로 확장되었다.

 

그의 문체는 복잡하고 방대한 정보를 명쾌하고 흡입력 있는 이야기로 풀어내는 데 탁월한 재능을 보인다. 『사피엔스』를 통해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으며, 후속작인 『호모 데우스』와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을 통해 인류의 과거, 현재, 미래를 관통하는 독보적인 사상가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역사를 통해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질문하는 대담한 지식인으로 평가받는다.0

 

III. 상세 줄거리 요약

 

『사피엔스』는 인류의 역사를 세 가지 결정적인 혁명을 중심으로 서술한다. 첫째는 약 7만 년 전의 ‘인지혁명’이다. 하라리는 호모 사피엔스가 다른 인간 종(네안데르탈인 등)을 누르고 지구의 승자가 된 결정적 이유가 ‘뒷담화’와 ‘허구(fiction)’를 만들어내는 능력에 있었다고 주장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 즉 신, 국가, 법, 돈, 인권과 같은 ‘공유된 신화’를 믿는 능력을 통해 수십만 명에 달하는 대규모 협력이 가능해졌고, 이것이 사피엔스만의 고유한 힘이 되었다는 것이다.

 

둘째는 약 1만 2천 년 전의 ‘농업혁명’이다. 저자는 이 혁명을 인류 역사상 ‘최대의 사기극’이라고 도발적으로 규정한다. 인류는 밀과 쌀 같은 몇몇 작물을 재배하며 정착 생활을 시작했고, 인구는 폭발적으로 증가했지만, 대다수 개인의 삶은 수렵채집 시절보다 훨씬 고되고 영양적으로도 부실해졌다는 것이다. 결국 인류가 밀을 길들인 것이 아니라, 밀이 인류를 길들여 자신의 유전자를 전 세계에 퍼뜨리는 데 성공했다는 충격적인 관점을 제시한다.

 

셋째는 약 500년 전의 ‘과학혁명’이다. ‘우리는 모른다’는 무지의 발견에서 시작된 이 혁명은 제국주의와 자본주의라는 두 파트너와 결합하면서 인류에게 전례 없는 힘을 안겨주었다. 과학은 제국의 팽창을 기술적으로 뒷받침했고, 자본주의는 미래에 대한 신뢰(신용)를 바탕으로 과학 연구와 제국의 탐험에 무한한 자금을 공급했다. 이 세 가지 힘의 결합이 현대 세계를 만들었다.

 

책의 결말은 이 엄청난 힘을 얻은 사피엔스가 과연 더 행복해졌는지를 묻고, 이제 스스로 신이 되려는(유전공학, 인공지능) 인류가 어떤 미래를 맞이할 것인가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지며 끝을 맺는다.

 

IV.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

  1. 관점의 전복: 당신이 당연하게 여겼던 모든 것(국가, 돈, 종교, 기업)이 실은 인류가 만들어낸 거대한 ‘이야기’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이 충격적인 관점 전환은 세상을 완전히 다른 눈으로 보게 만드는 지적 희열을 선사한다.
  2. 압도적인 스토리텔링: 방대한 인류의 역사를 한 편의 장대한 소설처럼 흥미진진하게 풀어낸다. 어려운 학술 용어 대신 명쾌한 비유와 위트로 가득 차 있어, 역사에 문외한인 사람조차 단숨에 빠져들게 만드는 마력을 지녔다.
  3. 현재와 미래를 위한 통찰: 과거를 아는 것은 결국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를 준비하기 위함이다. 이 책은 인공지능, 생명공학 시대에 우리가 직면한 윤리적, 철학적 질문들의 뿌리가 어디에 있는지 명확히 보여준다.

V. 현대 사회에서의 의미

  1. ‘포스트 트루스’ 시대의 기원: 가짜 뉴스와 거대 담론이 현실을 지배하는 현대 사회의 본질을 꿰뚫어 본다. 인류의 협력 자체가 ‘허구’에 대한 믿음에서 시작되었다는 하라리의 통찰은, 오늘날 우리가 왜 그토록 이야기에 취약하고 선동에 쉽게 휩쓸리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설명을 제공한다.
  2. 행복과 진보에 대한 근본적 질문: 물질적 풍요와 기술적 진보가 과연 인류를 더 행복하게 만들었는가? 이 책은 GDP 성장률이 행복 지수와 비례하지 않는 현실을 지적하며, 현대 자본주의 사회가 추구하는 ‘진보’의 목표 자체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3. 인류세(Anthropocene)의 책임과 미래: 사피엔스가 지구 생태계에 미친 파괴적인 영향을 적나라하게 고발하며, 행성의 지배자로서 인류가 짊어져야 할 책임의 무게를 실감하게 한다. 신의 영역에 도전하는 기술 앞에서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성찰을 촉구한다.

VI. 중요 구절 및 해설

  1. "허구를 말할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사피엔스가 사용하는 언어의 가장 독특한 측면이다." - 인지혁명의 핵심. 사피엔스의 성공 비결이 물리적 현실 너머의 추상적 개념을 창조하고 공유하는 능력에 있음을 명시하는 구절이다.
  2. "농업혁명은 역사상 최대의 사기였다." - 통념을 뒤엎는 도발적인 주장. 인류 전체의 번영이 개개인의 행복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주며, ‘진보’의 이면에 감춰진 그림자를 드러낸다.
  3. "돈은 인류가 창조해낸 이야기 중 가장 성공적인 것이다. 모든 사람이 믿는 유일한 신뢰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 돈의 본질을 꿰뚫는 통찰. 국경, 종교, 문화를 초월하여 낯선 사람들이 협력하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공유된 신화’임을 설명한다.
  4. "과학혁명을 출범시킨 위대한 발견은 인류는 가장 중요한 질문들에 대한 해답을 모른다는 발견이었다." - 과학의 원동력이 지식이 아닌 ‘무지(ignorance)의 인정’에 있음을 역설한다. 앎이 아닌 모름을 인정할 때 비로소 탐구가 시작된다는 과학의 본질을 보여준다.
  5. "우리는 이제 스스로의 욕망 자체를 설계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므로 아마도 우리가 마주한 진정한 질문은 ‘우리는 무엇이 되고 싶은가?’가 아니라 ‘우리는 무엇을 원하고 싶은가?’일 것이다." - 책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철학적 질문. 기술이 인간의 욕망마저 조작할 수 있는 시대에, 우리는 어떤 가치를 추구해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성찰을 요구한다.

VII. 주요 특징 및 강점

  1. 경계를 허무는 통섭적 관점: 역사, 생물학, 경제학, 심리학 등 분과 학문의 경계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인류사를 하나의 거대한 직물처럼 엮어낸다. 이 거시적인 조망은 개별 사건에서는 볼 수 없었던 거대한 패턴과 인과관계를 드러내는 독보적인 힘을 가진다.
  2. 냉철함과 공감의 균형: 인류가 다른 종과 생태계에 가한 폭력을 비판하는 데 있어서는 지극히 냉철하지만, 동시에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고통받았던 평범한 개인들의 삶에 대한 연민의 시선을 잃지 않는다. 이 균형 감각이 책에 깊이를 더한다.

VIII. 추천 대상

  • 역사를 암기 과목으로 여겨 싫어했던 모든 이: 연도와 사건의 나열이 아닌, 한 편의 스릴 넘치는 서사시를 읽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인류의 이야기가 이토록 재미있을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게 되며, 역사에 대한 새로운 흥미를 갖게 될 최고의 입문서다.
  • 자신과 세계의 근원을 알고 싶은 철학적 탐구자: ‘나는 누구인가?’, ‘인간이란 무엇인가?’, ‘이 사회는 어떻게 만들어졌는가?’와 같은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가장 과학적이면서도 통찰력 있는 답변을 제공한다. 자신의 존재를 거대한 역사의 좌표 위에 놓고 조망하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 미래를 만드는 기술자, 기업가, 정책 입안자: 인공지능, 생명공학 등 첨단 기술을 다루는 이들에게 자신들의 일이 인류 역사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어떤 윤리적 책임을 수반하는지에 대한 깊은 성찰의 계기를 마련해 준다. 기술 개발의 방향성에 대한 인문학적 토대를 제공한다.

IX. 마무리

『사피엔스』는 우리 시대의 고전 반열에 오르기에 부족함이 없는 책이다. 유발 하라리는 현미경과 망원경을 동시에 사용하여, 인류의 과거를 해부하고 미래를 조망하는 경이로운 지적 여정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당신은 길거리의 자동차, 지갑 속의 지폐, 뉴스의 국가 분쟁을 더 이상 예전과 같은 방식으로 볼 수 없게 될 것이다. 그것은 때로 불편하고 서늘한 진실일지라도, 반드시 마주해야 할 우리 자신의 이야기다.

 

사피엔스』는 지식을 넘어 지혜를 주는 책이며, 모든 현대인이 반드시 통과해야 할 지성의 세례와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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