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인재 키우는 한국, 정작 대학은 왜 휘청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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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인재 키우는 한국, 정작 대학은 왜 휘청이나

서울과 지방, 같은 나라 두 개의 교실

서울 강남의 한 코딩학원, 밤 열 시에도 초등학생들이 노트북 앞에 앉아 있다. 화면에는 인공지능이 그려주는 그림과 스스로 짠 알고리즘이 나란히 떠 있다. 같은 시각, 전라북도의 한 면 소재지 초등학교는 이미 불이 꺼진 지 오래다.

학생 수가 열 명도 안 돼 방과후 프로그램조차 열리지 않기 때문이다

.

당신이 아이를 키우는 부모든, 지방대 강단에 선 교수든, 이 장면이 남 얘기 같지 않을 것이다. 한쪽에서는 기업이 나서서 AI 인재를 길러내겠다고 선언하고, 다른 쪽에서는 대학 하나가 문을 닫을지 말지를 고민한다. 이 글을 끝까지 읽으면 두 흐름이 왜 동시에 벌어지는지, 그리고 그 사이에서 무엇을 눈여겨봐야 하는지 감을 잡을 수 있다.

교육은 늘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요즘 한국 교육을 들여다보면 미래를 준비하는 속도와 방식이 지역마다, 계층마다 다르게 흘러간다. 이 격차를 메우려는 시도와 오히려 벌어지는 틈, 둘 다 지금 동시에 진행 중이다.

LG가 놓은 AI 인재 사다리, 무엇이 다른가

LG가 내놓은 이번 구상은 단순한 장학 사업과 다르다. 청소년, 대학생, 이미 회사에 다니는 임직원까지 한 줄로 엮어 AI 교육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기업 하나가 초등학생부터 사십 대 직장인까지를 같은 사다리 위에 올려놓겠다는 발상 자체가 낯설다.

왜 기업이 이렇게까지 나설까. 답은 간단하다. 학교가 못 채워주는 실무형 AI 교육을 기업이 직접 만들지 않으면, 정작 그 인재를 써야 할 기업 자신이 곤란해지기 때문이다. 정부나 대학의 커리큘럼 개편을 기다리기엔 기술 변화 속도가 너무 빠르다.

이런 흐름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사다리라는 표현이다. 한 번의 캠프나 특강이 아니라 청소년기부터 직장 생활까지 이어지는 연속성을 강조한다. 교육이 한 번의 이벤트가 아니라 계속 갈아타며 오르는 계단이 돼야 한다는 인식이 기업 쪽에서 먼저 나온 셈이다.

  • 청소년: AI 기초 체험과 교육 프로그램
  • 청년: 대학생 대상 실무형 AI 프로젝트
  • 임직원: 현직 재교육을 통한 AI 역량 강화

고등직업교육이 그리는 AI 네이티브 인재

그런데 이 사다리의 중간 지점, 그러니까 대학 단계를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조금 복잡해진다. 동양미래대학교 같은 고등직업교육 선도대학은 처음부터 AI를 다루는 세대, 이른바 AI 네이티브 인재를 산업 현장에 곧바로 투입할 수 있게 키우겠다고 나섰다.

이 학교들이 강조하는 건 이론이 아니라 실무다. 코딩 언어를 외우는 수업이 아니라, 실제 산업 현장의 문제를 AI 도구로 풀어보는 훈련에 가깝다. 4년제 대학이 연구 중심으로 흘러가는 사이, 전문대학이 오히려 산업 현장과 더 가까운 거리에서 실무형 인재를 만들어내는 모습이다.

흥미로운 건 이 흐름이 대학 서열과는 별개로 움직인다는 점이다. 이름값이 아니라 졸업 후 곧바로 일할 수 있느냐가 기준이 되면서, 고등직업교육 자체의 위상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AI라는 기술이 대학을 줄 세우던 오래된 기준을 흔들고 있는 셈이다.

지방이 교육을 붙잡는 법

전북에서 나온 말 한마디가 마음에 남는다. 교육이 지역을 살리고, 지역이 교육을 키운다는 말이다. 흔한 구호처럼 들리지만, 학생 수가 줄어드는 지역일수록 이 말의 무게가 다르게 다가온다.

지방 소도시에서 학교 하나가 문을 닫으면 그 동네에 남아 있던 젊은 가구도 함께 떠난다. 반대로 지역이 특색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학생을 붙잡으면, 그 학교를 보고 이사 오는 가족도 생긴다. 교육과 지역은 서로를 살리기도 하고 함께 무너지기도 하는 관계다.

당신이 지방에서 아이를 키운다면 이 흐름을 몸으로 느꼈을 것이다. 학교가 줄어들면 학원도, 병원도, 마트도 순서대로 줄어든다. 반대로 지역이 교육에 투자해 학교를 살리면, 그 지역 전체의 활력이 함께 살아나는 걸 본 적도 있을 것이다.

대학 곳간이 비어가는 이유

화려한 AI 교육 계획, 지역이 살아나는 이야기 뒤편에는 훨씬 삭막한 숫자가 있다. 전국교수단체연합이 국공립대와 사립대를 가리지 않고 고등교육비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쉽게 말하면, 지금 한국 대학에 들어가는 돈 자체가 너무 적다는 뜻이다.

대학 등록금이 오랫동안 묶여 있는 사이, 물가와 인건비는 계속 올랐다. 그 틈을 메우던 게 정부 지원금과 대학 자체 곳간이었는데, 이제 그 곳간도 바닥을 보이고 있다. 국공립대와 사립대가 처한 사정이 다른데도 지원 방식은 여전히 균형을 못 맞춘다는 지적도 함께 나왔다.

AI 인재를 키우겠다는 목표는 근사하다. 그런데 정작 그 인재를 가르칠 대학의 실험실, 서버, 교수진에 투자할 돈이 부족하다면

사다리는 중간에서 끊긴다

. 기업과 지역이 아무리 애를 써도, 대학이라는 허리가 부실하면 전체 구조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주체 이번에 한 일
LG 청소년부터 임직원까지 AI 교육 사다리 구축
동양미래대학교 AI 네이티브 실무인재 양성 프로그램 운영
전북 지역사회 교육과 지역 상생 모델 제시
전국교수단체연합 국공·사립대 균형 정책과 고등교육비 정상화 촉구

세 흐름이 만나는 지점, 신뢰라는 기초

이 세 가지 소식을 나란히 놓고 보면 묘한 그림이 그려진다. 기업은 인재를 키우겠다고 사다리를 놓고, 지역은 교육으로 사람을 붙잡으려 하고, 대학은 정작 그 사다리의 허리에서 재정난에 시달린다. 방향은 같은데 속도와 체력이 저마다 다른 셈이다.

기업의 AI 인재 사다리가 아무리 촘촘해도, 그 사다리를 오를 청년들이 다닐 대학이 부실해지면 결국 사다리 자체가 짧아진다. 지역이 교육으로 사람을 붙잡으려 해도, 그 지역 대학이 재정난으로 학과를 통폐합하면 오히려 사람이 더 빠져나간다.

세 이야기는 따로 나온 소식이지만 결국 하나의 톱니바퀴로 맞물려 있다

.

여기서 중요한 건 누가 더 잘못했는지 따지는 일이 아니다. 기업은 기업대로, 지역은 지역대로, 대학은 대학대로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문제는 이 세 톱니바퀴를 맞물리게 할 큰 그림을 누가 그리느냐, 그 부분이 비어 있다는 점이다.

핵심 요약

AI 인재 양성, 지역-교육 상생, 대학 재정은 각각 따로 움직이는 게 아니라 하나의 사다리로 연결돼 있다. 어느 한 칸이 부실해지면 전체 사다리가 흔들린다.

돈과 정책만으로 교육이 굴러가지는 않는다. 최근 동대문구의회에서 의원과 직원들이 청렴 서약을 하고 반부패를 실천하겠다고 다짐한 일이 있었다. 지역 교육 예산을 다루고 배분하는 사람들의 청렴성이야말로, 앞서 말한 지역과 교육의 상생 모델이 진짜로 작동하는지를 가르는 기초 체력이다.

아무리 좋은 교육 정책이 설계돼도, 예산이 집행되는 과정에서 신뢰가 무너지면 그 정책은 주민들의 지지를 잃는다. 지방의회 하나하나가 청렴을 다짐하는 일이 사소해 보여도, 결국 지역 교육에 대한 믿음을 쌓는 벽돌 한 장이다. 큰 정책 뒤에는 이런 자잘한 신뢰의 기초가 반드시 깔려 있어야 한다.

작은 성취가 보여주는 저변의 힘

화려한 AI 담론 옆에는 훨씬 조용한 분야의 성취도 있다. 호서대학교 동물보건복지학과 대학원생이 국제 학술 시상식에서 대상을 받았다는 소식이 그렇다. AI만 교육의 전부는 아니라는 사실을 이 소식이 조용히 증명한다.

동물보건복지라는, 얼핏 작아 보이는 전공이 국제 무대에서 인정받았다는 건 두 가지를 말해준다. 하나는 특성화된 전공을 꾸준히 키운 대학의 저력이고, 다른 하나는 그 학생 개인이 흔들리지 않고 한 우물을 판 결과다. 모든 대학이 AI 학과로 몰려갈 필요는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지방대 위기, AI 인재 경쟁이라는 큰 흐름 속에서 이런 특성화 학과의 성취는 오히려 다양성의 값어치를 보여준다. 모든 학교가 같은 방향으로 달릴 필요는 없다. 저마다 자리에서 깊이를 만들어낸 전공이 결국 국제 무대에서 존재감을 드러낸다.

이 모든 소식을 한 문장으로 묶으면 이렇다. 한국 교육은 지금 여러 방향에서 동시에 재편되고 있는데, 그 재편을 하나로 엮어줄 설계도는 아직 없다는 것. 기업, 지역, 대학, 공직자, 개별 학생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애쓰고 있지만 그 애씀이 서로를 받쳐주는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교육이 지역을 살리고, 지역이 교육을 키운다

자주 묻는 질문

1

LG의 AI 인재 사다리는 구체적으로 누구를 대상으로 하나요?

청소년부터 대학생, 이미 재직 중인 임직원까지 아우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정 연령대에 국한하지 않고 단계별로 이어지는 교육 체계를 지향한다.

2

고등직업교육에서 말하는 AI 네이티브란 무엇인가요?

처음부터 AI 도구를 익숙하게 다루는 세대를 실무에 바로 투입할 수 있게 키우는 인재상을 뜻한다. 동양미래대학교 같은 학교가 이 방향의 실무 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3

고등교육비 정상화 촉구는 어떤 의미인가요?

전국교수단체연합이 국공립대와 사립대 모두를 아우르는 균형적 지원 정책과 대학 재정 확충을 요구한 것이다. 대학에 들어가는 재원 자체가 부족하다는 문제의식에서 나온 목소리다.

4

지역과 교육이 상생한다는 게 실제로 가능한가요?

전북 사례처럼 지역이 교육에 투자해 학생을 붙잡고, 남은 가족이 다시 지역 경제를 지탱하는 선순환이 이론적으로 가능하다. 다만 이 선순환이 자리 잡으려면 꾸준한 투자와 시간이 필요하다.

5

이 이야기가 나와 무슨 상관이 있나요?

자녀를 교육하거나 진로를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어느 학교, 어느 지역에서 배우느냐에 따라 기회의 폭이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교육 정책과 재정 흐름을 알아두면 선택의 폭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된다.

AI 인재 사다리도, 지역 상생도, 대학 재정도 결국 한 사람의 성장 이야기로 이어진다.

그 사다리 어느 칸에서 발을 헛디디면 다음 칸을 오를 기회 자체가 사라진다

. 당신은 자녀나 후배에게, 혹은 스스로에게 이 사다리가 끊기지 않았는지 확인해본 적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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