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었습니다》 27권의 가짜 책, 진짜 재미

존재하지 않는 책 27권이라는 발상
책 한 줄이 던져져요.
그런데 그 책, 세상에 없어요.
누군가 상상해서 지어낸 문장 하나뿐인 거죠.
그 한 줄만 가지고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를 통째로 복원해낸다면, 여러분은 믿을 수 있나요?
서점에서 신간 코너를 훑다가 낯선 제목에 한참 멈춰 선 적 있잖아요.
표지도, 뒤표지 소개글도 없이 딱 한 문장만 주어진다면 우리는 어디까지 상상할 수 있을까요.
《책이었습니다》는 그 질문을 27번이나 반복하는 책이에요.
《책이었습니다》는 바로 그 질문에서 출발해요.
그림책 작가 요시타케 신스케와 소설가 마타요시 나오키가 짝을 이뤄 만든 창작 릴레이인데,
한쪽이 가상의 책 속 한 문장을 툭 던지면 다른 쪽이 그 단서만으로 줄거리와 세계관을 완전히 새로 지어내는 구조
예요.
보통 협업 소설이라고 하면 두 사람이 같이 앉아 플롯부터 짜는 모습을 떠올리기 쉬운데, 이 책은 정반대예요.
던지는 사람도 받는 사람이 뭘 만들지 전혀 모르고, 받는 사람도 그 한 줄 말고는 아무 힌트가 없거든요.
그 무모함이 오히려 이 책의 재료가 돼요.
이 책을 끝까지 읽으면 뭘 얻을 수 있냐고요.
이야기가 어디서 시작되고 어떻게 굴러가는지, 그 순간을 직접 목격하는 느낌을 받게 돼요.
소설 쓰기가 막막한 분들한테는 발상법 하나 얻어가는 셈이고요.
요시타케 신스케와 마타요시 나오키, 이 조합이 왜 신선한가
요시타케 신스케는 그림책 쪽에서 이미 독보적인 발상으로 유명한 작가예요.
사소한 질문 하나를 붙잡고 끝까지 파고드는 스타일이라, 어른이 읽어도 무릎을 치게 만들죠.
그의 그림책을 읽다 보면 '이런 걸 왜 굳이 질문하지' 싶은 지점에서 몇 페이지씩 파고드는 경우가 많아요.
사소함을 집요하게 붙잡는 그 태도가, 이번엔 그림 대신 글로 옮겨온 셈이죠.
마타요시 나오키는 원래 개그맨 출신인데 아쿠타가와상까지 받은 이력이 있어요.
웃음을 다루던 사람이 순문학 상까지 거머쥔 거니까, 이 둘의 조합 자체가 벌써 예측 불가능하잖아요.
개그맨 출신이라고 해서 가볍게만 쓸 거라고 넘겨짚으면 오산이에요.
웃기려고 쌓아온 타이밍 감각이, 진지한 문장 안에서 예상치 못한 순간에 훅 들어오거든요.
그 낙차가 이 책 전체에 은근하게 깔려 있어요.
장르가 완전히 다른 두 사람이 짧은 단서 하나로 즉흥 대화를 나눈다는 콘셉트가, 이 책을 그냥 단편집이 아니라 하나의 실험으로 만들어줘요.
누가 먼저 단서를 던졌는지 상상하면서 읽는 재미도 있죠.
27개의 단서, 27개의 세계
책 부제가 '27개의 단서로 복원한 27권의 책 이야기'예요.
숫자만 봐도 이 책의 밀도가 짐작되죠.
짧은 문장 하나가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뻗어나가면서 웃음과 뭉클함, 따뜻함을 번갈아 던진다는 게 이 책의 핵심이에요.
27이라는 숫자가 은근히 무겁게 느껴져요.
단편 하나 쓰는 것도 만만치 않은데, 스물일곱 번이나 이 즉흥 작업을 반복했다는 거잖아요.
초반에는 가볍게 시작했다가 뒤로 갈수록 묵직해지는 편도 있을 거고, 그 온도 변화를 따라가는 것도 관전 포인트예요.
여러분도 책을 읽다가 딱 한 문장에 꽂혀서 그 뒤 이야기를 혼자 상상해본 적 있죠?
이 책은 그 순간을 27번 연속으로 경험하게 해줘요.
다만 상상은 여러분이 아니라 두 작가가 대신 해주는 거고요.
- 가상의 한 문장 단서에서 출발
- 상대가 그 단서만으로 세계관과 줄거리 복원
- 총 27편의 독립된 이야기로 완성
- 웃음과 뭉클함이 예측 불가능하게 교차
즉흥 스토리텔링이 주는 즐거움
미리 짜놓은 플롯이 아니라는 게 이 책의 묘미예요.
단서를 던진 사람도 상대가 어떻게 풀어낼지 모르는 상태에서 이야기가 완성되는 거니까, 작가 둘 사이의 핑퐁 자체가 콘텐츠가 되는 거죠.
재즈 즉흥 연주를 떠올려보면 비슷해요.
정해진 악보 없이 서로의 소리를 듣고 반응하면서 곡이 만들어지잖아요.
이 책도 똑같아요.
한 사람이 던진 단서라는 멜로디에, 다른 한 사람이 즉석에서 화음을 얹는 셈이죠.
글쓰기 수업이나 창작 모임에서 흔히 하는 '한 줄 이어쓰기' 놀이를 떠올리면 이해가 쉬워요.
다만 그걸 아마추어가 아니라 각 분야 최정상급 작가 둘이 진지하게 붙잡고 있다는 점이 다르죠.
그래서 이 책은 완성된 소설집이라기보다 '이야기가 태어나는 현장'을 구경하는 책에 가까워요.
결과물보다 과정을 즐기는 독서 경험이라고 보면 될 것 같아요.
누가 이 책을 읽으면 좋을까
글 쓰는 걸 좋아하지만 늘 첫 문장에서 막히는 분들, 있잖아요.
이 책은 그런 분들한테 힌트를 줘요.
완벽한 플롯이 없어도, 문장 한 줄만 있어도 이야기는 시작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거든요.
일기나 SNS에 짧은 문장 하나 써놓고 그 뒤를 못 이어간 경험, 다들 있으실 거예요.
이 책을 읽고 나면 그 한 줄이 사실 이야기의 시작치고 충분했다는 걸 깨닫게 될 수도 있어요.
요시타케 신스케 그림책을 좋아했던 독자라면 그 특유의 발상이 소설 형식으로 확장된 느낌을 받을 거예요.
마타요시 나오키 팬이라면 개그맨 특유의 능청스러움과 문학적 상상력이 겹쳐지는 지점을 발견하게 되고요.
짧은 이야기 27편이라 처음부터 끝까지 순서대로 안 읽어도 돼요.
출퇴근길에 한 편씩, 자기 전에 한 편씩 끊어 읽기 딱 좋은 구성이죠.
책 한 권을 끝까지 붙잡고 있을 시간이 없다고 느끼는 요즘, 이런 형식이 오히려 반가울 수 있어요.
지하철 두세 정거장 사이에 한 편 읽고, 그날 하루 종일 그 이야기 결말을 곱씹게 되는 경험도 나쁘지 않죠.
책 정보 한눈에 정리
| 항목 | 내용 |
|---|---|
| 제목 | 책이었습니다 |
| 부제 | 27개의 단서로 복원한 27권의 책 이야기 |
| 저자 | 요시타케 신스케, 마타요시 나오키 |
| 출판사 | 김영사 |
| 출간 | 2026년 9월 |
핵심 요약
짧은 한 줄 단서에서 시작해 27편의 가상 책 이야기가 완성되는 창작 릴레이.
결과보다 이야기가 태어나는 과정 자체가 이 책의 진짜 매력이에요.
자주 묻는 질문
이 책은 단편소설집인가요?
형식상 단편이 27편 모여 있지만, 각 편이 가상의 단서 한 줄에서 즉흥적으로 복원됐다는 점이 일반 단편집과 달라요.
두 작가가 번갈아 쓴 건가요?
한쪽이 단서 문장을 던지면 다른 한쪽이 그걸 받아 이야기를 완성하는 릴레이 방식이에요.
누가 어떤 역할을 맡았는지는 편마다 다를 수 있어요.
그림책처럼 그림이 많이 들어있나요?
요시타케 신스케가 참여했지만 이 책은 글 중심의 이야기 형식으로 기획됐어요.
그림책이라기보다 소설에 가까운 구성이에요.
순서대로 읽어야 하나요?
각 편이 독립적인 세계라 순서 상관없이 골라 읽어도 돼요.
짧게 끊어 읽기 좋은 구성이죠.
아쿠타가와상 수상작인가요?
아니에요.
마타요시 나오키가 과거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작가라는 이력이 있을 뿐, 이 책 자체가 수상작은 아니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