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같은 창문
말 한마디 없이, 오 년을 쌓아온 마음이 세상에는 말보다 확실한 약속이 있다.매일 같은 시간, 같은 자리에 서 있어 주는 것.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사이가, 세상에는 있다.6시 40분, 유리 너머의 인사카페 '온기'의 창가 자리에는, 저녁 6시 40분이 되면 어김없이 벌어지는 작은 의식이 있었다. 오은채는 그 시간이 다가오면 하던 일을 멈추고 창가 테이블을 정리했다.딱히 정리할 게 없어도 행주로 테이블을 한 번 더 닦았다.을지로 뒷골목, 세 평 남짓한 이 작은 카페의 통유리창 너머로 사람들이 하루에도 수백 명씩 지나갔지만, 은채가 정말로 기다리는 사람은 단 한 명이었다. 정확히 6시 40분이면, 회색 코트를 입은 한 남자가 골목 끝에서 나타났다.회사원인 듯 늘 단정한 셔츠에 넥타이를 반쯤 풀어헤친 차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