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터기가 멈춘 자리에서
미터기가 멈춘 자리에서목차마지막 손님 브레이크 밟은 기사님 문 앞에서 다시 만난 새벽 이 이야기 속 마음 읽기마지막 손님캐리어 두 개와 여권 한 장, 그리고삼 년째 삼키기만 한 말 한마디. 은수는 밤 11시 47분 골목 끝에서 택시를 향해 손을 들었다. 다음 날 아침 열 시, 인천에서 밴쿠버로 뜨는 비행기 표 한 장이 그녀가 가진 전부였다. 이민 가방 안주머니에는 언니 은지와 나란히 찍은 사진이 반으로 접힌 채 들어 있었다. 짐을 다 싸고도 어깨는 조금도 가벼워지지 않았고, 새로 시작한다는 말이 사실은 도망친다는 말과 얼마나 닮았는지 그녀는 이미 알고 있었다.엄마 장례식장에서 마주 본 뒤로 두 사람은 문자 한 통 주고받지 않았다. 이민을 결심한 것도 어쩌면 언니를 마주치지 않을 가장 먼 핑계였는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