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유실물 센터의 비밀
박민준 씨는 오늘도 어김없이 지하철 유실물 센터의 문을 열었다. 퀴퀴한 먼지 냄새와 형광등의 희미한 불빛 아래, 세상의 온갖 사연을 품은 물건들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사람들은 그를 그저 성실하고 조금은 과묵한 직원 정도로 알았다. 하지만 민준에게는 남들이 모르는 비밀이 하나 있었다. 물건에 손을 대면, 그것을 잃어버린 주인의 강한 감정이나 기억의 편린들이 파도처럼 밀려 들어오는 능력. 축복인지 저주인지 모를 이 능력 때문에 그는 평범하게 살기 어려웠다. "아저씨, 이거요. 어제 2호선에서 주웠는데..." 젊은 여성이 내민 것은 반짝이는 새것 같은 스마트폰이었다. 민준은 장갑 낀 손으로 조심스럽게 받아들었다. 순간, 짜릿한 불안감과 초조함이 온몸을 휘감았다. 중요한 면접 결과 발표를 기다리는 취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