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빈집, 청년들의 실험
#1:햇살마저 비껴가는 듯한 낡은 골목길 끝, ‘최소망 부동산’ 간판 옆으로 먼지 쌓인 유리창 너머 텅 빈 공간이 보였다. 몇 년째 비어 있다는 그 집은 회색빛 구도심의 풍경처럼 스산했다. 민준은 캔버스 대신 스마트폰 액정만 들여다보는 날이 늘었다. 미대 졸업 후 야심 차게 시작한 작업실은 월세를 감당 못 해 접은 지 오래. "야, 박민준. 너 또 땅 꺼져라 한숨이냐?" 동기였던 지훈의 톡 메시지가 울렸다. 천재 소리 듣던 코딩 능력으로 번듯한 회사에 들어갔지만, ‘부품’ 같은 삶에 염증을 느끼고 뛰쳐나온 참이었다. "답이 안 보여서 그런다, 왜." 민준의 답장엔 맥이 빠져 있었다. 그때, 지훈에게서 링크 하나가 날아왔다. '구도심 빈집, 청년들의 실험 공간으로! 참여자 모집'. 시큰둥하게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