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름, 마음이 들었다
쨍쨍 내리쬐는 여름 햇살 아래, '초록빛 여름 캠프' 현수막이 풋풋한 설렘처럼 나부끼고 있었다. 스무 살, 처음으로 자원봉사에 나선 민재는 아이들 틈에서 어색하게 웃으며 땀을 삐질삐질 흘렸다. 그때, 누군가 그의 옆구리를 쿡 찔렀다. "저기요, 조끼 똑바로 입으셔야죠. 그리고 이름표도 삐뚤어졌거든요?" 까칠한 목소리의 주인공은 단정하게 묶은 머리에 야무진 눈매를 가진 다인이었다. 그녀 역시 자원봉사자 조끼를 입고 있었지만, 민재와는 달리 모든 것이 각 잡힌 모습이었다. "아, 네. 죄송합니다." 민재는 멋쩍게 웃으며 옷매무새를 바로잡았다. "죄송할 것까진 없고요. 아이들 보기 전에 기본은 지켜야죠." 다인의 말은 칼같이 정확했지만, 어딘지 모르게 날이 서 있었다. 그렇게 민재와 다인의 첫 만남은 싱그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