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지키는 작은 영웅들, '줍깅' 클럽
박 씨는 주말 아침마다 창밖으로 그들을 보는 게 영 마뜩잖았다. 알록달록한 운동복을 입은 사람들이 조깅을 하는 건 좋은데, 왜 허리를 숙여가며 남이 버린 쓰레기를 줍는단 말인가. 한 손엔 비닐봉지를, 다른 한 손엔 집게를 들고 땀 흘리는 모습은 어딘지 유별나 보였다. ‘참, 별난 사람들도 다 있어. 자기 집 앞이나 잘 쓸 것이지.’ 그는 혀를 차며 블라인드를 내렸다. 그 ‘별난 사람들’의 중심에는 늘 밝게 웃는 젊은 여자가 있었다. 나중에 동네 반상회에서 얼굴을 익히고 보니, 아랫집에 사는 김수진 씨였다. 그녀는 박 씨에게도 싹싹하게 인사하며 주말 아침 ‘줍깅 클럽’에 한번 나와보시라고 권했다. “에이, 나는 무릎이 안 좋아서 뛰지도 못해.” 박 씨는 손사래를 쳤다. 혼자 사는 그에게 주말 아침은 늦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