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마을의 100일간의 약속
햇살 마을은 이름과는 달리, 어딘가 모르게 그늘진 구석이 있는 곳이었다.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가물가물하고, 길에서 마주쳐도 멋쩍은 헛기침이나 하며 지나치기 일쑤였다. 사람 사는 동네가 다 그렇다지만, 유독 이곳의 공기는 서먹함으로 조금 더 무거웠다. 모든 것의 시작은 은수 할머니였다. 평생을 햇살 마을에서 살아온 할머니는 예전의 정겹던 마을 풍경을 그리워했다. 어느 날, 손녀가 알려준 인터넷 ‘챌린지’라는 것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할머니는 며칠 밤낮을 고민하다 꼬깃꼬깃한 종이 한 장을 들고 마을 회관으로 향했다. 게시판 가장 잘 보이는 곳에 할머니는 서툰 글씨로 쓴 공고문을 붙였다. 매일 딱 한 가지씩만, 아주 작은 친절이라도 이웃에게 베풀어봅시다.인사하기, 문 잡아주기, 칭찬 한마디… 뭐든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