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가 바꿔놓은 한국 바다, 어종 지도가 달라진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가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연근해의 어종 분포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최근 동해안에서는 참다랑어가 잡히는가 하면, 서해안에서는 오징어가 발견되는 등 어류의 서식지가 이동하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해양 생태계 전반에 걸친 구조적 변화일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한다.
1. 동해에서 잡힌 초대형 참다랑어
2025년 3월 15일 경상북도 영덕군 강구면 앞바다에서는 무려 300kg이 넘는 참다랑어가 잡혔는데, 1050만원에 팔렸다고 한다. 원래 아열대 지역에 서식하는 참다랑어가 동해에서 발견되는 것은 드문 일이지만, 최근 몇 년간 이 같은 사례가 늘고 있다. 2023년 강원도 주문진 앞바다에서도 160kg짜리 참다랑어가 잡혔으며, 2021년에는 제주도에서 참다랑어 치어와 어란이 발견되기도 했다.
이러한 현상은 해수면 온도 상승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참다랑어는 수온이 20도 이상 되는 곳을 선호하는데, 동해의 온도가 올라가면서 북쪽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2. 오징어, 멸치, 도루묵… 변하는 어장 지도
한국 연근해의 수온 상승 속도는 전 세계 평균보다 빠르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1968년부터 2023년까지 56년간 우리나라 연근해 표층 수온은 1.44도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전 세계 해양 평균 상승치인 0.7도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수온이 상승하면서 기존의 어장 구조가 붕괴하고 있다.
- 과거 동해에서 많이 잡히던 오징어가 이제는 서해에서 발견되고 있다.
- 남해에서 서식하던 멸치는 서해와 동해로 이동했다.
- 도루묵은 점점 더 북쪽으로 이동하는 추세다.
- 삼치는 남해에서 서해로 넘어갔다.
이 같은 어종 이동은 단순한 생태 변화가 아니라 어업과 수산업 전반에 걸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3. 한반도 바다, 점점 더 따뜻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계절에 따라 일정한 해류 패턴이 형성되었지만, 기후변화로 인해 그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 어류는 수온이 적절한 환경을 찾아 이동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해양 온도가 올라갈수록 어장 형성에 큰 변화가 생긴다.
문제는 이 같은 변화가 국내 어업에도 위협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한반도 연근해에서 잡히던 대표적인 어종이 점점 서해와 북쪽으로 이동하면서, 기존의 어업 구조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특히 오징어, 멸치, 삼치 등의 이동은 관련 업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4. 장기적 관측이 필요하다
국립생물자원관은 해양 생태계 변화에 대한 장기적인 연구와 관측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현재 어류의 이동 패턴이 지속된다면, 기존의 어업 방식이 무너지고 새로운 대체 산업이 필요할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연근해 해양 환경을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데이터 기반의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단순히 어업 문제를 넘어, 수산업의 장기적인 생태 변화와 경제적 영향을 분석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5. 기후변화에 맞춘 수산업 전략이 필요
이미 몇몇 국가들은 해양 수온 상승에 맞춘 새로운 어업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일본과 노르웨이 같은 나라들은 기후변화에 따른 해양 생태계 변화를 예측하고, 이에 맞춰 수산업 정책을 조정하는 중이다.
한국 역시 해양 온도 변화에 맞춘 새로운 어종 관리 및 양식업 확대가 필요하다. 기존의 전통적인 어업 방식에만 의존할 경우, 앞으로 해양 생태계 변화로 인해 산업 전반이 위협받을 가능성이 높다.
한반도 연근해에서 어종의 이동 현상은 기후변화로 인한 구조적 변화일 가능성이 크다. 동해에서 참다랑어가 발견되고, 오징어가 서해로 이동하는 등 전통적인 어업 지도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단순한 이상 현상이 아니라 앞으로 점점 더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장기적인 연구와 체계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이제는 기후변화에 맞춘 수산업 전략을 고민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