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출근 날, 열네 살에 사라진 친구를 다시 만났다
첫 출근 날, 열네 살에 사라진 친구를 다시 만났다두 번째 이력서 끝에 잡은 첫 출근송민서는 서른일곱 해를 살면서 이력서를 이백 통 가까이 썼다. 지난 이 년 동안 면접에서 떨어진 숫자만 헤아려도 손가락이 모자랄 지경이었는데, 그 끝에 겨우 붙잡은 자리가 고향 근처 소도시 설촌의 작은 지역아동센터, 생활복지사 자리였다. 혼자 몸이 아픈 어머니를 돌보며 서울살이를 접고 내려온 민서에게는 이번 첫 출근이 마지막 기회처럼 느껴졌다.출근 전날 밤, 옷장 구석에서 낡은 가방을 꺼내 뒤적이던 민서는 손끝에 걸리는 두꺼운 스프링 노트 하나를 발견했다. 표지가 다 닳고 모서리가 둥글게 말린 그 노트는 중학교 시절 짝꿍이던 현아와 번갈아 쓰고 그리던 낙서장이었는데, 왜인지 선뜻 버리지 못하고 가방 안쪽 깊숙이 밀어 넣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