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생일
김서연은 창밖으로 떨어지는 빗방울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오늘은 그녀의 서른두 번째 생일이었다. 아침부터 휴대폰을 몇 번이나 확인했지만, 축하 메시지는 단 하나도 오지 않았다. 가족들도, 친구들도, 직장 동료들도 모두 잊어버린 것 같았다. '그래, 다들 바쁘겠지.' 서연은 스스로를 위로하며 일어났다. 혼자 사는 원룸 아파트는 유독 쓸쓸해 보였다. 냉장고를 열어보니 어제 사 놓은 편의점 김밥 하나가 전부였다. 생일날 아침을 이렇게 시작하게 될 줄은 몰랐다. 회사에 도착해서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평소와 다름없이 인사를 나누고, 업무에 몰두했다. 점심시간이 되자 동료들은 삼삼오오 모여 나갔지만, 아무도 서연을 부르지 않았다. 그녀는 회사 구내식당에서 혼자 밥을 먹었다. 오후가 되자 하늘은 더욱 어두워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