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든빵집 아저씨, 십오 년 만에 다시 만난 새벽
정든빵집 아저씨, 십오 년 만에 다시 만난 새벽도장 찍은 손, 돌아온 골목가정법원 3층, 조정실 문이 닫히는 소리가 유난히 컸다.서류 마지막 장에 도장을 찍는 순간, 하은은 그 소리를 들었다.도장이 종이에 눌리는 짧은 순간, 열두 해의 결혼 생활이 서류 한 장으로 접혔다.인주 자국이 손끝에 붉게 남았다.지우려 손등으로 두어 번 문질렀지만 오히려 더 번졌다.법원 앞 화단 옆에서 하은은 잠깐 서서 손을 내려다보았다.캐리어 손잡이를 고쳐 잡고 지하철역으로 걸었다.4호선을 타고 열한 정거장, 십오 년 만에 세어보는 익숙한 숫자였다.창밖 풍경이 바뀔 때마다 낯선 간판들이 스쳐 지나갔다.역을 나오자 열여덟 해를 떠나 있던 골목이 눈앞에 나타났다.초등학교 다닐 때 매일 걷던 길이었다.발이 먼저 방향을 기억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