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 설명회서 재회한 옛 연인, 지갑 속 낡은 명함 한 장
유학 설명회서 재회한 옛 연인, 지갑 속 낡은 명함 한 장번역가 하준, 다시 찾아온 유학 기회새벽 두 시, 번역 원고 파일을 닫으려던 하준의 모니터에 메일 알림이 똑 울렸다. 베를린의 한 공공정책대학원에서 박사과정 최종 합격을 알리는 그 메일을, 그는 세 번이나 다시 읽었다. 화면 아래 찍힌 날짜를 보다가 그는 피식 쓴웃음을 흘렸다.십 년 전 이맘때, 똑같은 합격 통지서를 받고도 결국 가방을 풀었던 기억이 함께 떠올랐기 때문이다.서른넷, 하준은 영어와 독일어 번역으로 밥벌이를 해온 지 벌써 팔 년째였다. 남들은 그를 성실한 프리랜서라 불렀지만, 정작 그 자신은 책상 앞에 앉아 남의 문장을 옮기며 늘 반쪽짜리 마음으로 살아왔다는 걸 알고 있었다. 아버지가 쓰러졌던 그해, 유학 가방을 풀어버린 뒤로 그는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