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를 꼼꼼하게 통제하려는 시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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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5년 차 주부 김지혜 씨에게 ‘시어머니’라는 세 글자는 매일 귓가에 맴도는 불협화음과 같았습니다. 결혼 전, 박 여사는 마치 천사의 탈을 쓴 듯했습니다. 따뜻한 미소, 부드러운 말투, 넉넉한 인심까지. 지혜 씨는 그런 시어머니를 보며 ‘정말 좋은 분을 만났구나, 시집살이 걱정은 없겠어’라고 안심했습니다.

 

하지만 며느리가 되어 시댁의 문턱을 넘은 순간, 박 여사는 180도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 자리에 남은 것은 며느리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평가하는 매의 눈과, 자신의 방식만이 옳다고 강요하는 완고함뿐이었습니다.

 

아침 해가 채 뜨기도 전, 박 여사의 전화벨 소리가 지혜 씨의 단잠을 깨웠습니다.

“지혜야, 며느리가 늦잠은 안 되지. 빨리 일어나서 아침밥 해야지.”

 

시계를 보니 겨우 7시. 주말 아침, 늦잠이라 할 것도 없는 시간에 박 여사의 전화는 어김없이 울렸습니다.

 

“어머니, 오늘은 빵으로 간단하게 먹으려고요.”

지혜 씨가 조심스럽게 말하자, 박 여사의 목소리가 날카로워졌습니다.

 

“빵? 아침부터 밀가루를 먹으면 속이 더부룩해. 밥을 해야 든든하지. 그리고 국은 꼭 끓여야 한다. 아침 국은 보약이나 마찬가지야.”

 

매번 똑같은 레퍼토리였습니다. 지혜 씨가 조금이라도 시어머니의 뜻과 다른 선택을 하려고 하면, 박 여사는 온갖 이유를 들어 며느리를 설득 아닌 강요했습니다.

 

 

겨우 아침 식사를 마치고 집안일을 시작하려는데, 박 여사가 불쑥 집으로 들이닥쳤습니다.

 

“어머, 지혜야. 집이 왜 이렇게 엉망이니? 먼지가 뽀얗게 쌓였잖아.”

박 여사는 손가락으로 가구를 훑어보며 먼지를 찾아냈습니다.

 

“청소는 아침마다 해야지. 그래야 집안에 복이 들어온다. 그리고 걸레질은 뜨거운 물로 해야 깨끗하게 소독이 돼.”

지혜 씨는 묵묵히 시어머니의 잔소리를 들었습니다.

 

사실 매일 청소를 하고 있었지만, 박 여사의 기준에는 늘 부족했습니다. 박 여사는 걸레질하는 방법, 빨래 너는 방법, 심지어 냉장고 정리하는 방법까지 일일이 간섭했습니다. 마치 지혜 씨를 어린아이 다루듯 가르치려 드는 모습에 지혜 씨는 점점 자존감이 낮아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옷차림에 대한 간섭도 빼놓을 수 없었습니다.

“지혜야, 오늘 입은 치마는 너무 짧지 않니? 어른들 뵐 때는 좀 더 긴 걸 입어야지.”

“블라우스 색깔이 너무 칙칙하다. 며느리는 밝고 화사하게 입어야 예뻐 보인다.”

“화장은 왜 이렇게 진하게 했니? 며느리는 수수하게 화장하는 게 보기 좋아.”

 

박 여사는 지혜 씨의 옷차림 하나하나에 꼬투리를 잡았습니다. 심지어 친구들과의 약속에도 참견했습니다.

“누구 만나니? 친구는 많을수록 좋을 게 없어. 며느리는 집안일에 집중해야지.”

 

마치 며느리를 자신의 소유물처럼 여기는 듯한 태도에 지혜 씨는 숨 막힐 지경이었습니다.

 

남편 민준 씨는 어머니와 아내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였습니다. 어머니의 잔소리를 뻔히 알면서도, 아내에게 “어머니도 다 너 잘 되라고 하시는 말씀이야.”라며 무책임하게 넘기기 일쑤였습니다.

 

지혜 씨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 안쓰러워 어머니에게 “어머니, 이제 그만하세요. 지혜도 알아서 잘해요.”라고 소심하게 말하기도 했지만, 박 여사에게는 씨알도 먹히지 않았습니다.

 

“내가 널 얼마나 예뻐하는데, 그런 말 하는 거 아니야. 내가 며느리 구박하는 시어머니인 줄 아니?”

 

오히려 서운함을 드러내며 아들을 죄책감에 휩싸이게 만들 뿐이었습니다.

민준 씨는 결국 어머니의 기세에 눌려 아내에게 제대로 된 지지를 보내주지 못했습니다.

 

 

결혼 생활 5년 동안, 지혜 씨는 숱하게 시어머니의 간섭과 통제에 시달렸습니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지혜 씨의 인내심을 바닥까지 끌어내린 사건은 얼마 전 있었던 명절 차례 준비였습니다. 추석을 맞아 시댁 식구들이 모두 모이기로 한 날, 지혜 씨는 새벽부터 일어나 차례 음식을 준비했습니다. 평소 요리에 자신 있었던 지혜 씨는 정성을 다해 음식을 만들었지만, 박 여사의 눈에는 모든 것이 못마땅했습니다.

 

“나물은 왜 이렇게 싱거워? 간장을 더 넣어야지. 며느리는 간도 제대로 못 맞추니?”

 

박 여사는 지혜 씨가 간을 본 나물을 맛보더니 인상을 찌푸렸습니다.

“전은 왜 이렇게 두껍게 부쳤니? 얇게 부쳐야 맛있어. 며느리는 요리 솜씨가 영 꽝이네.”

 

전을 부치는 지혜 씨 옆에 바싹 붙어 앉아 훈수를 두었습니다. 심지어 송편을 빚는 지혜 씨의 손길을 멈추게 하고는 “송편은 왜 이렇게 못 빚었니? 며느리는 손재주도 없나 보네. 내가 다시 빚어줄게.”라며 지혜 씨가 빚어놓은 송편을 빼앗아 자신이 다시 빚기 시작했습니다.

 

그 순간, 지혜 씨는 그동안 꾹꾹 눌러왔던 감정이 봇물처럼 터져 나왔습니다. 억울함, 분노, 서러움, 그리고 자기혐오까지 뒤섞인 감정들이 한꺼번에 밀려왔습니다.

 

“어머니, 이제 그만하세요!”

지혜 씨는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제 방식대로 좀 하게 해주세요! 저도 제 나름대로 열심히 한다고요! 어머니가 하시는 방식이 다 옳은 건 아니잖아요!”

 

지혜 씨의 격한 반응에 박 여사는 순간 당황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하지만 이내 굳은 얼굴로 며느리를 쏘아보며 차갑게 쏘아붙였습니다.

 

“너, 어른한테 말대꾸하는 거 아니야? 어디 시어머니한테 큰 소리야! 내가 다 너 잘 되라고 하는 말인데… 은혜를 몰라도 유분수지!” 박 여사는 목소리를 높이며 섭섭함을 토로했습니다. 마치 모든 잘못이 며느리에게 있다는 듯이 말입니다.

 

그날 이후, 지혜 씨와 박 여사 사이에는 겉잡을 수 없는 냉랭한 기운이 감돌았습니다. 명절이 끝난 후에도 박 여사의 잔소리와 간섭은 멈추지 않았지만, 지혜 씨는 더 이상 예전처럼 순종적으로 대하지 않았습니다. 시어머니의 부당한 요구에는 분명하게 “싫어요.”, “제 방식대로 할게요.”라고 맞섰습니다.

 

박 여사는 그런 며느리의 변화된 태도에 더욱 분개하며 며느리를 통제하려 들었습니다.

 

“요즘 며느리들은 버릇이 없다더니, 딱 너를 두고 하는 말이구나.”

“어른 말에 토다는 며느리는 처음 봤다.”

“내가 너 때문에 속이 까맣게 타들어 간다.”

 

박 여사는 온갖 비난과 험담을 쏟아내며 며느리를 압박했습니다.

 

민준 씨는 여전히 어머니와 아내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며 전전긍긍했습니다. 어머니에게는 찍소리도 못하고, 아내에게는 미안하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이었습니다.

 

지혜 씨는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매일 계속되는 시어머니와의 갈등, 남편의 무능력한 태도, 그리고 점점 피폐해져 가는 자신의 삶. 더 이상 이대로는 행복한 가정을 이룰 수 없다는 절박한 위기감이 밀려왔습니다. 지혜 씨는 용기를 내어 남편 민준 씨에게 진지하게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민준 씨, 이제 더 이상 이렇게 살 수 없어. 어머니 때문에 너무 힘들어. 당신도 알잖아, 어머니가 나한테 얼마나 심하게 하시는지.”

지혜 씨의 떨리는 목소리에 민준 씨는 고개를 숙였습니다.

 

“나도 알아. 어머니가 좀 심하신 건… 하지만 어머니도 나름대로…”

민준 씨는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습니다.

 

“나름대로? 어머니는 나를 며느리가 아니라 하녀나 애완동물쯤으로 생각하시는 것 같아. 내 생각, 내 감정, 내 삶은 전혀 존중하지 않아. 당신은 그걸 알면서도 왜 아무 말도 안 하는 거야?”

지혜 씨의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졌습니다.

 

민준 씨는 아내의 눈물을 보고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습니다. 그동안 어머니의 편에 서서 아내를 외면했던 자신을 자책하며, 아내에게 진심으로 사과했습니다.

 

“미안해, 지혜야. 내가 너무 무능했어. 이제부터라도 당신 편에 설게. 어머니께도 분명하게 말씀드릴게. 더 이상 당신 힘들게 하지 않으시도록.”

민준 씨는 처음으로 아내에게 든든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지혜 씨는 남편의 변화된 모습에 조금이나마 희망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시어머니와의 관계는 쉽게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지혜 씨는 인터넷과 책을 통해 시어머니와의 갈등 해결 방법에 대해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전문가의 상담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심리 상담 센터에 문의하기도 했습니다.

 

며칠 후, 지혜 씨는 남편과 함께 시어머니를 찾아갔습니다.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지혜 씨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습니다.

 

“어머니, 드릴 말씀이 있어서 왔어요. 그동안 어머니 때문에 많이 힘들었어요. 어머니의 간섭과 잔소리 때문에 숨 막힐 것 같았어요.”

지혜 씨의 솔직한 고백에 박 여사는 예상대로 격렬하게 반발했습니다.

 

“내가 뭘 잘못했다고 그러니? 다 너 잘 되라고 하는 말인데! 며느리가 시어머니한테 따박따박 말대꾸하는 거 보니, 정말 세상이 말세다!”

박 여사는 목소리를 높이며 화를 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민준 씨가 어머니를 막아섰습니다.

 

“어머니, 이제 그만하세요. 어머니가 지혜한테 너무 심하게 하신 거 맞아요. 지혜도 자기 방식대로 살 권리가 있어요. 더 이상 어머니 뜻대로 강요하지 마세요.”

아들의 단호한 태도에 박 여사는 충격을 받은 듯했습니다. 평생 아들에게 순종적인 어머니였던 박 여사에게 아들의 반항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날 이후, 박 여사는 눈에 띄게 달라졌습니다. 며느리에 대한 간섭과 잔소리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고, 며느리의 의견을 존중하려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하루아침에 모든 것이 해결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여전히 박 여사의 입에서는 잔소리가 튀어나오려고 했지만, 예전처럼 강압적인 태도는 많이 누그러졌습니다. 지혜 씨 또한 시어머니에게 마음을 열고 다가가려고 노력했습니다. 서로의 입장과 감정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면서, 조금씩 관계를 개선해 나갔습니다.

 

지혜 씨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남편의 지지와 자신의 용기, 그리고 시어머니의 작은 변화를 통해 희망을 보았습니다. 더 이상 시어머니의 그늘 아래 숨 막히는 삶을 살지 않기로 결심했습니다. 자신의 삶의 주도권을 되찾고, 남편과 함께 행복한 가정을 이루기 위해 꿋꿋하게 나아갈 것입니다. 어쩌면 시어머니와의 관계도 언젠가는 따뜻한 햇살 아래 녹아내릴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지혜 씨는 그렇게 믿으며,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얻었습니다.

 

심리학적 요인 분석:

 

이야기 속 시어머니 박 여사의 지배적인 성격은 다음과 같은 심리학적 요인으로 분석해 볼 수 있습니다.

  1. 통제 욕구: 박 여사는 며느리 지혜 씨의 삶을 자신의 기준과 방식으로 통제하려는 강한 욕구를 보입니다. 이는 불안감, 불안정감, 혹은 과거의 경험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습니다. 타인을 통제함으로써 자신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안정감을 느끼려는 심리 기제일 수 있습니다. 특히 자녀, 특히 아들에 대한 애착이 강한 어머니의 경우, 며느리를 아들을 뺏어가는 존재로 무의식적으로 인식하고 통제하려는 경향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2. 자기애적 성향 (자기 중심성): 박 여사는 자신의 방식이 옳다고 굳게 믿으며, 타인의 의견이나 감정을 고려하지 않는 자기 중심적인 태도를 보입니다. 이는 자기애적 성향의 한 측면으로 볼 수 있습니다. 자신의 생각과 감정이 타인보다 중요하다고 여기며, 타인의 관점을 이해하거나 공감하는 능력이 부족할 수 있습니다. 며느리의 독립적인 판단과 선택을 인정하지 못하고, 자신의 경험과 가치관을 맹목적으로 강요하는 모습에서 이러한 성향이 드러납니다.
  3. 미성숙한 심리적 경계: 박 여사는 며느리 지혜 씨와의 심리적 경계를 명확하게 설정하지 못하고, 지나치게 간섭하고 침범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건강한 관계에서는 서로의 독립성을 존중하고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박 여사는 며느리를 독립적인 개인이 아닌, 자신의 영향력 아래 두어야 할 존재로 인식하는 듯합니다. 이는 미성숙한 심리적 경계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이며, 며느리의 자율성을 침해하고 갈등을 유발하는 원인이 됩니다.
  4. 의사소통 방식의 문제: 박 여사의 의사소통 방식은 비판적이고 지시적이며, 며느리의 감정을 고려하지 않는 일방적인 형태를 띱니다. 이러한 의사소통 방식은 상대방에게 방어적인 태도를 유발하고, 관계를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칭찬이나 격려보다는 비난과 지적을 주로 사용하며, 며느리의 노력을 인정하거나 존중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도 의사소통의 문제점을 드러냅니다.
  5. 며느리의 수동적인 태도 (초기): 이야기 초반, 며느리 지혜 씨는 시어머니의 지배적인 행동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박하거나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지 못하고 수동적인 태도를 보입니다. 이는 한국 사회의 전통적인 며느리 역할에 대한 기대, 혹은 시어머니와의 갈등을 피하려는 심리적 방어기제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수동적인 태도는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오히려 시어머니의 지배적인 행동을 강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야기 속 시어머니 박 여사의 지배적인 성격은 복합적인 심리적 요인들이 작용한 결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시어머니 스스로 자신의 행동을 객관적으로 돌아보고 변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며, 며느리 또한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건강한 경계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남편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며, 어머니와 아내 사이에서 균형 잡힌 중재자 역할을 수행하고, 아내를 지지하며 함께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필요하다면 가족 상담 등의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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