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길영이 '핵개인' 다음으로 꺼낸 단어는 하필 '수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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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길영이 '핵개인' 다음으로 꺼낸 단어는 하필 '수고'였다

표지에 적힌 단어 하나가 걸렸다

책 제목에 '수고'라는 두 글자가 박혀 있으면 몸이 먼저 반응한다. 퇴근길 팀장이 건네던 그 인사말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단어를 표지에 올린 사람이 송길영이라면 이야기가 좀 달라진다. 그는 숫자와 데이터로 시대의 공기를 읽어온 사람이고, 아무 단어나 골라 쓰는 사람이 아니다.

송길영은 다음소프트에서 오랫동안 빅데이터를 들여다보며 사람들의 마음을 추적해온 마인드마이너다. 검색어와 게시글 몇억 건을 긁어모아 그 안에서 사람들이 실제로 무엇을 두려워하고 무엇을 바라는지 뽑아내는 일을 해왔다. 이번 신간

시대예보: 수고인류의 시간

은 그가 교보문고를 통해 내놓은 최신작이다.

핵개인에서 수고인류로, 왜 넘어갔을까

2023년 그는 시대예보: 핵개인의 시대라는 책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조직에 속하지 않고 혼자서도 완결된 개인, 그게 핵개인이었다. 회사원이라는 정체성보다 개인의 브랜드가 앞서는 시대를 그는 그렇게 이름 붙였다.

그리고 이번엔 수고인류다. 핵개인이 흩어진 개인의 모습을 그렸다면, 수고인류는 그 개인들이 여전히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사실에 눈을 돌린다. AI가 대신 써주고 대신 그려주는 시대에도 인간은 왜 계속 애쓰는가. 그 질문 자체가 이 책의 뼈대다.

기술이 대신할 수 있는 노동과, 인간만이 감당하는 수고는 다른 층위에 있다.

송길영이라는 저자를 먼저 알아야 하는 이유

이 저자의 이력을 모르고 읽으면 그냥 트렌드 서적 한 권으로 지나칠 수 있다. 하지만 그는 여기에 당신의 욕망이 보인다, 상상하지 말라, 그냥 하지 말라 같은 책을 연달아 내며 매번 시대를 관통하는 한 단어를 찾아온 사람이다. 그 단어들은 나중에 기업 강연장과 정부 정책 보고서에서까지 인용됐다.

  • 여기에 당신의 욕망이 보인다 — 소비 데이터로 읽는 사람의 속마음
  • 상상하지 말라 — 예측이 아니라 관찰로 미래를 그리는 법
  • 그냥 하지 말라 — 일하는 방식이 바뀌는 순간을 포착
  • 시대예보: 핵개인의 시대 — 조직을 떠난 개인의 부상
  • 시대예보: 수고인류의 시간 — 이번 신간

이 목록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는 매번 '지금 사람들이 무엇 때문에 움직이는가'를 한 단어로 압축해왔다. 이번엔 그 단어가 노동도 아니고 성취도 아니고, 굳이 '수고'다. 수고라는 말에는 억울함과 자부심이 동시에 담겨 있다는 점, 그게 이 책이 던지는 첫 질문처럼 읽힌다.

AI 시대에 왜 하필 '수고'인가

생성형 AI가 보고서를 쓰고 그림을 그리고 코드를 짜는 지금, 인간의 수고는 점점 설 자리를 잃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정작 사람들은 여전히 밤새 자료를 뒤지고, 손으로 직접 메모를 하고, 몸을 움직여 무언가를 만든다. 효율만 따지면 설명이 안 되는 행동들이다.

송길영이 이전 책들에서 해온 방식대로라면, 이번에도 그는 이 모순을 데이터로 짚어낼 가능성이 크다. 왜 사람들은 기계가 더 잘하는 일을 굳이 손으로 하려 하는지, 그 수고 안에서 무엇을 얻고 있는지를 추적하는 방식이다. 정답을 던지기보다 질문을 정교하게 다듬는 쪽이 그의 오랜 화법이다.

이 책을 집어야 할 이유

AI가 대체할 수 없다고 믿었던 영역이 자꾸 흔들리는 요즘, '내가 굳이 애쓰는 이유'를 데이터 기반으로 되짚어보고 싶다면 지금 필요한 책이다.

핵개인 독자라면 특히 눈여겨볼 지점

핵개인의 시대를 읽었던 독자라면 이번 책을 일종의 후속편처럼 대할 만하다. 핵개인은 조직에서 벗어난 개인이 어떻게 스스로를 브랜드화하는지를 다뤘다. 수고인류는 그렇게 홀로 선 개인이 실제로 하루하루 무엇을 감당하며 버티는지, 그 결을 들여다보는 쪽에 가깝다.

두 책을 나란히 놓고 보면 송길영이 그리는 시대의 궤적이 보인다. 조직에서 개인으로, 개인에서 그 개인이 짊어진 수고로. 그가 매번 한 발짝씩 더 들어가며 같은 사람을 다른 각도로 계속 관찰하고 있다는 뜻이다.


자주 묻는 질문

1

시대예보: 수고인류의 시간은 시리즈물인가요?

제목에 '시대예보'가 붙은 걸 보면 핵개인의 시대(2023)를 잇는 시리즈 성격이 짙다. 다만 두 책은 독립적으로 읽어도 무리가 없는 구성이다.

2

송길영은 어떤 사람인가요?

다음소프트에서 오랫동안 빅데이터로 사람들의 마음을 추적해온 마인드마이너이자 데이터사이언티스트다. 여기에 당신의 욕망이 보인다, 그냥 하지 말라 등 트렌드 서적을 여러 권 냈다.

3

핵개인의 시대를 안 읽었는데 이 책부터 봐도 되나요?

가능하다. 다만 전작을 먼저 읽으면 '조직을 떠난 개인'이라는 배경 설명이 이미 되어 있어서 이번 책의 문제의식이 더 빨리 와닿는다.

4

이 책이 AI 관련 서적인가요?

AI 자체를 다루는 기술서는 아니다. AI가 확산되는 시대에 인간이 왜 여전히 수고를 감당하는지를 사람 중심으로 들여다보는 책에 가깝다.

5

어떤 독자에게 맞을까요?

일이 점점 기계로 넘어가는 걸 보며 '내 노력의 의미'를 고민해본 직장인, 그리고 전작 핵개인의 시대를 흥미롭게 읽은 독자에게 특히 잘 맞는다.

'수고했다'는 말을 그냥 인사말로 흘려듣던 습관이 있다면, 이번 기회에 한 번은 되물어볼 만하다. 나는 오늘 무엇을 위해 굳이 애썼는가. 그 답을 찾는 과정 자체가 이 책이 던지는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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