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애란, 『안녕이라 그랬어』
I. 시작『안녕이라 그랬어』(문학동네, 2025)는 김애란 작가가 『바깥은 여름』 이후 팔 년 만에 내놓은 다섯 번째 소설집이다. 표제작을 포함한 일곱 편의 단편이 실려 있는데, 전체적으로 흐르는 정서는 '이별'이다. 다만 이별이라고 해서 눈물 많은 신파는 아니다. 오히려 서늘하고 담담하다. 예전 김애란 소설이 좁은 방과 청춘의 곤궁함을 특유의 유머로 돌파했다면, 이번 책은 '방'에서 '집'으로, '청춘'에서 '어른'으로 무게중심을 옮긴 느낌이다.II. 줄거리와 구성 (스포일러 최소화)책을 관통하는 열쇳말은 '공간'이다. 「홈 파티」에서는 우아한 남의 집에 초대된 인물이 느끼는 미묘한 이질감을, 「숲속 작은 집」에서는 물가 싼 나라에서 한 달을 보내는 부부의 여행을, 「좋은 이웃」에서는 이제 곧 비워줘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