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경찰과 길고양이 탐정단
#1. “아이고, 허리야…” 김철수 반장은 뻐근한 허리를 두드리며 공원 벤치에 털썩 주저앉았다. 정년퇴직한 지 어언 반년. 평생 범인 쫓느라 닳아빠진 몸뚱이가 이제는 고작 동네 한 바퀴 도는 것만으로도 신호를 보내왔다. 강력계 형사 ‘독사’로 불리던 시절은 까마득한 옛날이야기였다. 무료함과 적막감. 퇴직 후 그의 일상을 채우는 건 오직 이 두 가지뿐이었다. 아내는 먼저 세상을 떠났고, 하나 있는 아들은 제 살길 찾아 멀리 가버린 지 오래였다. 동네 사람들과도 서먹했다. 평생 밤낮없이 일만 하느라 살가운 이웃 노릇 한번 제대로 못 해본 탓이었다. 그날도 김 반장은 멍하니 공원 풍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때, 그의 발치로 익숙한 삼색 고양이 한 마리가 다가와 다리에 머리를 부볐다. ‘삼색이’라고 김 반장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