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가던 날, 고양이가 사라진 그 밤
이사 가던 날, 고양이가 사라진 그 밤다섯 해를 함께한 두부, 새 보금자리로 이사하던 날연주는 다섯 해 동안 한 몸처럼 붙어 지낸 고양이 두부와 함께, 드디어 넓은 집으로 이사하는 날 아침을 맞았다.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 살아온 지난 몇 년, 반려동물을 받아주는 전셋집을 구하는 일이 얼마나 까마득한지는 발품을 팔아 본 사람만 안다며, 연주는 몇 달을 돌고 돌아 겨우 이 집을 찾아낸 참이었다. 두부는 유난히 좁고 어두운 틈을 좋아해서 책장 뒤나 서랍 사이처럼 몸 하나 겨우 들어갈 공간에 쏙 들어가 몇 시간이나 나오지 않는 버릇이 있었는데, 짐을 싸다가 두부가 가장 좋아하는 낡은 방석을 발견했을 때는 버릴까 말까 한참을 고민하다가 결국 이삿짐 상자 맨 위에 슬쩍 올려 두었다. 모서리가 다 닳고 색도 바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