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살이 시작, 무너진 가마 앞에서 만난 스승의 제자
시골살이 시작, 무너진 가마 앞에서 만난 스승의 제자흙을 놓았던 손"가마가 무너져 있었다." 수아는 마당 한가운데 선 채 잡초 사이로 머리를 내민 벽돌 더미를 한참이나 바라보았다. 지붕 한쪽이 폭삭 꺼져 내려앉은 가마는 늙은 짐승이 모로 쓰러진 모양을 하고 있었고, 10년 전 도예가 한평산 선생님 밑에서 하루에도 몇 번씩 물레를 돌리던 그 시절과는 너무 다른 풍경이라 발걸음이 떼어지지 않았다. 흙을 밟고 손끝에서 둥글게 말려 올라가던 그 감촉을, 수아는 이혼과 번아웃을 겪는 사이 까맣게 잊고 지냈는데, 석 달 전 선생님의 부고를 듣고서야 비로소 그 손이 다시 흙 쪽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었다."선생님이 돌아가시기 전에 꼭 전해달라고 하셨어요. 정수아 씨한테요."전화를 끊고 며칠 뒤 도착한 유품 상자 안..